​매 여성이미테이션 순간 3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위기로 접어든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은 24시간마다 바뀌는 규칙으로 도저히 해독할 수 없는 독일의 암호체계 ‘에니그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이에 영국 정부는 암호 해독과 관련한 각 분야의 수재들을 모아 에니그마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한 기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에 합류한 천재적인 수학자 앨런 튜링 교수는 다른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그때그때 암호를 해독하려 할 때 인간의 힘으로는 이 암호를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판단하고 홀로 암호체계 자체에 대응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처칠에게 서신을 보내 끝내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킨 그는 팀장으로 새로운 팀을 여성이미테이션 꾸리게 되고, 고난도의 퍼즐 대회를 통과한 조안 클라크라는 여성이 이 팀에 합류한다. ​조안과 함께 조금씩 기계를 완성해 가던 앨런은 그녀로 인해 다른 이들과 함께 하며 협업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서로에게 각별한 존재가 된 앨런과 조안은 일반적인 남녀간의 사랑과는 다른 그들만의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약혼까지 하게 되고, 프로젝트 팀 또한 초반의 갈등에서 벗어나 마침내 서로에 대한 신뢰로 똘똘 뭉쳐 에니그마 해독에 성공한다. ​그렇게 프로젝트 팀은 첫 해독에서 독일군의 중요한 공격을 간파하지만, 여기에 완벽하게 대응할 경우 에니그마 해독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독일에서 눈치 챌 것을 우려해 지금 독일군의 공격으로부터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것인지, 여성이미테이션 최종적인 전쟁의 종식을 위해 그들을 희생시킬 것인지 갈등에 빠진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줄거리다. 이 영화는 셜록, 닥터 스트레인지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캐러비안 해적 시리즈의 히로인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았다. 미국 아카데미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이 외에도 미국 작가 조합상 각색상 등을 다수 수상기록을 갖고 있는 수작으로, 국내에서도 174만명이라는 준수한 흥행실적을 올렸다. ​영화는 실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앨런 튜링은 기계의 연산과 사고와 관련한 다양한 업적을 이루며 오늘날 컴퓨터의 기초를 마련해 ‘컴퓨터 공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인물이다. ​미국 여성이미테이션 전산 학회에서는 매년 컴퓨터 과학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이룬 학자들에게 ‘튜링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애플社의 한 입 베어문 사과 모양의 로고가 독사과를 먹고 생을 마감한 앨런 튜링을 상징한다는 루머가 돌 정도로 이 분야의 상징적인 인물로 여겨진다. ​영화 초반부 앨런의 프로젝트 참여 계기는 역사적 사명이나 정의에 대한 지식인의 소명 보다는 어려운 암호를 해독한다는 연구적 성취와 학자로서의 호기심에 가까운 것처럼 그려진다. 특히 그는 다른 이들과 자연스러운 소통과 협업을 하지 못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농담도 농담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오로지 다른 이들의 반대와 의혹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홀로 자신만의 기계를 만들어갈 뿐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영화는 여성이미테이션 한 괴짜 천재의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성과와 그에 도달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앨런 튜링이라는 한 인물의 삶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며 묵직한 메시지를 느끼게 된다. ​​​사회는 해독해야 하는 수많은 암호들의 집합​앨런은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다. ‘우리는 점심 먹으러 갈 거야’라는 말은 일반적으로는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는 권유의 표현이지만, 앨런에게는 그들이 점심을 먹는다는 사실을 언어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겉으로 드러난 문자적 표현 이면에 내포된 의미를 공감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도 당연히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앨런에게 사회에서 인간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식은 암호와 같다.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여성이미테이션 이야기하지 않고, 그 안에 어떤 뜻을 감춘다. ​이런 설정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문제를 넘어 사회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앨런이 겪고 있는 사회적 암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앨런과 조안은 이런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 있다. 앨런은 사회적 인식과 상관없이 언어와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한다. 부족한 사회성으로 학창시절 동급생들로부터 극심한 괴롭힘을 당했고, 당시 유일한 친구에게 애정을 느끼며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인지하게 된다. 동성애가 죄악시되던 당시 시대상에서 이는 끝끝내 앨런의 발목을 잡고, 그의 위대한 성취와 상관없이 사회에서 매장시키며 결국 자살로 이르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하지만 그런 앨런이었기에 여성인 조안을 여성이미테이션 아무 편견 없이 프로젝트 팀원으로 수용할 수 있었다. 조안은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여성은 가정에 헌신해야 하고, 남성들과 어울려 일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에서 자신을 숨기며 연구에 참여한다. 사회적 관습에서 일종의 이단이며 동시에 희생자이기도 했던 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정신적 동반자의 관계로 발전한다. ​​우리는 흔히 인간적인 정이 없고 딱딱한 사람들을 기계 같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앨런의 입장에서 인간의 삶은 수많은 사회적 합의와 관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정보를 해석해야 하며, 그 규칙에 맞지 않으면 같은 인간이라도 당연히 배제 당하고 핍박 받는다. ​사회에서 끊임없이 배제와 차별의 시선을 견디며 고독한 삶을 살아온 앨런의 여성이미테이션 모습은 과연 인간은 따뜻하고 기계는 차가운 것이라는 인식이 맞는 것인지 의문을 던진다.​앨런은 학창시절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를 만나 암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앨런의 감정이 우정을 넘어 사랑으로까지 발전한 그 시점에 친구는 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앨런의 벽은 더욱 굳건해진다. ​친구의 죽음을 전하는 선생님에게 그와 친구가 아니라며 둘 사이의 관계를 끝내 부정하는 앨런의 모습은 관습에 기반한 사회적 압력과 폭력을 알기에 그들만의 소중한 감정과 기억을 더욱 감출 수밖에 없는 약자들의 상처와 상실감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